곧 있으면 백수생활을 한지 3개월이 되어간다. 초기에 세웠던 목표들을 지금 잘 실천하고 있는가...라고 누가 묻는다면 절반 정도는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첫 한두 달은 놀고 딴짓하느라 많이 게으르고 헤이해졌었다. 해가 뜰 때쯤에 잠들고, 저녁 먹을 시간에 일어나고 가끔은 잠이 안 와서 밤을 새기도 했다. 그런 생활패턴도 처음에는 좋았지만 점점 무기력해지고 불안감에 휩쌓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요즘에는 나름 규칙적인 생활과 루틴을 유지하고 있다.
우선 아침 9시~10시에 일어나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한다. 보통 바나나를 먹는다. 그리고 집에서 웨이트 운동을 하고 간단하게 씻는다. 헬스장을 가는게 베스트라는건 알지만, 집에서 가려면 거리가 꽤 있기도 하고 성격상 먼 거리의 헬스장을 꾸준히 가는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기에 홈트 환경을 마련해 운동하고 있다. 홈트로는 한계가 느껴지면 헬스장을 가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이후 단백질 쉐이크와 닭가슴살(점심)을 먹고 유튜브를 보거나 책을 읽는다. 보통 전공 서적 아니면 수학책이다. 수학은 처음부터 복습하는 느낌으로 50일 수학이라는 교재를 풀고 있는데, 상/하권 중에서 상권은 끝냈고, 하권은 절반정도 끝난 상태이다. 요즘 자바 공부를 하느라 뒷전으로 미뤄진 느낌이다. 이것도 빨리 끝내고 수학의 정석을 풀 생각이다.
2시~3시 쯤 되면 드럼 연습실에 간다. 연습패드에서 루디먼트 연습을 하고 드럼 세트 훈련과 연주곡을 반복한다. 이러면 보통 1시간 반에서 2시간 정도 걸린다. 그 이후 집에 돌아오면 유튜브를 보다가 개발을 한다. 보통 전공서적을 보거나 백준 사이트에 들어가서 알고리즘 문제를 푼다. 덕분에 1달동안 1일 1커밋을 실천 중이다.
그러다가 저녁을 먹고 다시 전공 공부를 한다. 유튜브 볼 때도 많다. 요일에 따라 다르긴한데 집앞 중학교의 트랙에서 달리기를 한다. 런데이라는 앱을 사용하고 있고, 지금 8주 훈련이 거의 다 끝나간다. 체력이 늘어나고 있는게 느껴져서 뿌듯함을 느끼는 중이다. 사실 진작에 끝났어야 했지만 안검하수 수술 때문에 중간에 공백기간이 있었다.
러닝을 하고 집에 와서 씻고 나면 보통 10시에서 11시 정도 되는데, 친구들이 게임하자고 연락올 때가 있다. 그렇게 즐기다보면 12시가 된다. 이 때쯤 되면 졸리기 시작한다. 스스로도 놀라운 변화다. 그렇게 하루를 마무리하고 자리에 누우면 1시, 늦으면 2시에 잠든다. 운동을 하고 두뇌활동?을 많이 해서 그런지 피곤한 경우가 많다. 이렇게 하루를 마치게 된다.
자 그럼 하루동안의 루틴에서 하는 일들을 정리해보자
- 운동(웨이트, 유산소)
- 드럼연습
- 수학공부
- 전공공부(자바, 알고리즘)
사실 지금 이 루틴을 적용한게 한 달도 채 되지 않았다. 그래서 중간에 구멍이 송송 뚫려있다. 게임이나 유튜브 등 유혹이 있기 때문도 있고, 아직 실천으로 옮기지 못한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 구멍들은 데일 카네기의 저서나 개발 관련 책을 읽으려고 한다. 그리고 9월 중순~말에는 간단한 알바를 시작할까 생각 중이다. 백수 생활을 구상할 때부터 생각하던 "다양한 경험"을 겪기 위함도 있고, 슬슬 퇴직금 잔고가 위태로워보여서 생활비를 충당할 목적도 있다. 여행도 좀 더 가고 싶고...
얼마 전부터 날씨도 풀려서 선선해지고 있으니 나쁘지 않은 환경인 것 같다. 우선 쿠팡 물류센터나 인력사무소에 몇 번 가볼 생각이다. 그러고 집 근처 가게에서 알바나 구해보자. 스터디나 동호회 같은건... 좀 더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인간관계를 확장하려면 그게 제일 낫다는건 알지만, 히키코모리에 아싸 아니랄까봐 그렇게 끌리지가 않는다. 망한 것 같다.
어쨌던간에 근 한 달동안은 나름 알찬 생활을 보내고 있다. 처음 목표로 삼았던 백수 반 년은 그 기간이 조금 더 늘어날 것 같다. 아직 준비가 미흡한 부분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1년은 넘기지 않도록 하고, 나중에 가서 이 생활을 후회할 일이 없도록 열심히 해보자.
'일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백수 생활을 시작하며 (0) | 2022.05.10 |
---|